leejinho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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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다른 눈으로 보자.

그냥 많이 생각하면서 살고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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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딸 아이가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빠 안아줘"이다. 18kg의 다섯살짜리 아이를 안는 것이 점점 버거워 질 때를 많이 느낀다. 조금 걷다가, "아빠 안아줘"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아빠 안아줘" 잠이 안 올 때도, "아빠 안아줘" 새해가 되기 전, 딸 아이와 약속 한 것이 있다. "애야 내년부터는 6살 되면 언니야. 이제 안아 달라고 하면 안돼!" "그래? 당연하지!! 언니는 안으면 안돼지" 딸 아이의 씩씩함이 나와 아내를 웃음짓게 했다. 2023년이 되었다. 딸 아이는 9시에 어린이집을 가고, 끝나자 마자 바로 태권도를 간다. 6시에 태권도 차에서 내리는 딸 아이를 본다. '이 아이의 삶도 분명 힘들겠지..?' 녹초가 되어 차에서 내리는 딸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다. 딸 아이가 나의 손을 잡고 말한다. "아빠 걸어가자!" 새해가 되고 13일이 지났다. 딸 아이는 내게 "안아줘"라는 말을 한번도 안했다. 약속을 지키는 아이의 모습이 되려 서운...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 프로젝트 alooks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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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이 녹는다.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겨울이다. 베란다 밖으로 하얀 눈이 펑펑 내린다. 다섯살 짜리 딸 아이가 그 광경을 목격한다. "아빠! 눈사람 만들러가요!" 눈 오면 걱정부터 하는 어른과는 다르게 아이의 목소리는 설레임에 가득차 있었다. 놀이터에 도착한 딸 아이는 고사리같은 손으로 눈을 뭉치기 시작했다. 동그라미 두개를 쌓아 올리는 것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는 그녀이다. 기어코 눈 사람 몸을 만드는 불굴의 한국인 여자아이다. 그리고는 고민에 빠졌다.  "아빠!! 팔이 필요할까요? 얼굴은 어떻게 만들죠? 그런데 추우면 어떡하나요? 목도리가 좋겠죠?" 눈사람이 무엇이 필요할지 심히 고민끝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선하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눈사람을 만들어 내었다.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주가 사람을 만들 때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가장 아름답고, 선하고, 존귀한 존재 보시기에 심히 아름다운 "나"라는 사람이다. 눈사람을 만들고 행복해하는 딸 아이의 웃음이  분명 창조주에...
프로젝트 alookso 이야기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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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남기고 싶은 '흔적'

창 밖에 눈이 내린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순간이다. 잊고 있었던 '동심'이라는 순수한 감정이 이내 마음 속에 작게 또아리를 튼다. 아파트 현관 앞 하얗게 쌓인 눈에 발자국을 남겨본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번 가슴을 뛰게 한다.한걸음 한걸음, 새하얀 눈밭에 발자국을 새겨 놓아본다. 내가 가는 길이 '곧 처음이고 역사'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새하얀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며 뿌뜻해하는 마음과 동일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다들 무엇이가 남기고 싶어하고, 무엇인가 남기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부, 명예, 이름, 어쩌면 발자국까지도 남기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욕망일 것 같다.  눈이 많이 내려, 눈 앞의 시야를 가려 어려움에 처했다. 짧게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잠바 위에 달린 모자를 쓰고, 뒤로 돌아 바람을 등지고 걸어가는 것이다. 뒤로 도는 순간, 시야에 확 들어온 것이 있다.  무엇일까?...
기후/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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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한국축구

"'포기'는 김장할 때는 쓰는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 부모님이 내 귀에 늘 해주곤 했던 말이다. 지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안 좋다고 말씀해 주셨었다. 그러나 삶을 살다보면 여러가지 찾아오는 어려움 때문에 종종 포기하곤 한다. 포기를 하면 무엇이 좋을까? '책임감'에서의 해방일지도 모르고, 쓴 열매를 먹지 않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어려움에 정면으로 직면하는 것보다, 회피하는 것에 더 익숙한 나의 삶, 혹시 우리의 삶이지 않을까? #한국축구 한국과 포르투칼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어제 있었다. 기적을 바라며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90분에 다가가면 갈수록, 기적을 바랬던 나의 마음이 '여기까지인가?' 절망으로 차츰차츰 변하고 있었다. 전 국민 모두 그렇지 않았을까?싶다. '에이 괜히 봤다. 한국 축구가 그렇지.' 이런 탓도 누군가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은 포기하지 않더라. 눈 주변에...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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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심한 곳

사람은 태어날때 아무것도 입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무엇인가를 '입기' 시작한다. 왜 입기 시작했을까? 가리기 위해서든지, 안전을 위해서든지, 더 나아가 부의 자랑을 위해서든지.. '우리는 무엇인가를 입은 상태로 판단받고, 누군가 무엇을 입은 것을 보고 판단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멋진 옷들을 입기 시작하는 것일까? 옷차림은 판단의 좋은 도구이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 돌아가는 유일한 장소가 있다. 어마어마한 곳은 아니고,  바로 "목욕탕"이다. "가장 노출이 심한 곳"이다. 태어난 그대로의 날것으로 돌아간다. 애부터 노인까지 누구도 옷을 입지 않는다. 아무도 겉에 입은 무엇으로 판단하거나 판단받지 않는다. 엄마의 양수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뜨거운 물에 본래의 몸을 담군다. 그리고 자연스레 지긋이 천장을 바라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물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며, 삶으로 지친 눈꺼풀을 살며시 내려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깊은 사색에...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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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고 싶다.

사람은 다른 말로 '인간'이다. 한자로 살펴보면 '人間' 사람인, 사이간이다. 진짜 정의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사람이 사람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일 때 진짜 사람임을 나타내는 의미로 다가온다. 2019년 말부터 코로나 바어리스와 함께 하고 있다. 무엇으로 이 바이러스를 막으려고 했을까? 사람이 고안해 낸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거리두기'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인간인데, 어찌보면 인간이 인간되게 하지 못한 기간은 아닐까? 코로나에 익숙해진 지금..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한 가지는 사람이 사람 되지  못한 우리의 모습에 '스스로 익숙해져 버린 것'이지 않을까?  곱씹어 보게 된다. 나는 사람이고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온기를 느끼고, 사랑을 나누고, 따뜻함을 피부로 느끼는 사람이고 싶다. 기억해야 할 것은 멀어진 거리를 회복할 때, 우리는 사람일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바램이 있다면,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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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경기장이 사라졌다.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15층이다. 15층 복도에 서서 밖을 바라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찬란한 광경이 있다. 바로 ‘문학경기장’이다. 야경이 끝내준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깔릴수록, 문학경기장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세상을 유일하게 비추는 유일한 공간이 내 창문틀 안에서 보이는 문학경기장이다. 흔히 종교에서 그런 곳을 천국이라고 하던가, 극락이라고 하던가, 누군가는 가치관이라고 하던가, 누군가는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던가, 어둠 속에 빛나는 문학경기장은 나에게 있어 천국이고, 목표처럼 다가왔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집과 문학경기장 사이에 아파트 단지 건설이 시작됐다. 한국인의 건설 속도는 참 대단하다.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올라오게 되었고, 그 빠른 속도에 맞춰 환상적인 문학경기장 야경이 조금씩 조금씩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아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천국, 극락, 무릉도원, 인생의 목표와 가치관이 장애물에 의해 사라진 것이다. 삶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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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새로운 응원가

새로운 응원가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왔다. 집에서 흥얼흥얼 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무슨 소리일까? 붉은 악마의 대표적인 구호였다. 구호를 듣자마자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내 기억이 이동했다. 전 국민을 하나로 모았던 순간. 집에 있는 빨간색 티셔츠를 헐레벌떡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응원했던 그 뜨거운 순간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전 세계가 주목한 우리의 구호! 전 국민이 목놓아 소리쳤던 구호가 20년이 지난 딸아이의 입을 통해 내 귀에 전해졌다. “대왕민국!! 짝짝짝짝짝!” “대왕민국! 짝짝짝짝짝!” 옹알거리는 아이의 구호는 다름 아닌 대왕민국이었다. 절로 미소가 나오는 구호였다. 나는 딸아이에게 가르쳐줬다. “애야. 대왕이 아니고, 대한이야! 한! 한! 한글 할 때 한!이야.” “아~한이구나.”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번 구호를 외친다. “대왕민국! 짝짝짝짝짝!” 피식, 다시 한번 미소를 짓게 되었다. ‘어쩌면 이 아이의 구호가 더 괜찮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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