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 정류장을 가다가 큰 사거리에서 명문대 합격 플랜카드를 보았다. 학원가도 아니었다. 그저 작은 지역의 도로변이었다.몇년 전 유퀴즈에서 수능 만점자들이 출연했던 것도 떠올랐다. 참 묘한 감정이 들었다.
명문대에 합격하는 것이 인생의 업적이라도 되는가?진정한 업적은 대학 이후의 삶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던가?
고등학생 시절, 어른들에게서 정말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었다.
입만 열면 대학 이야기를 하고, 명절에는 지망대학을 물어보고, 명문대라도 가면 온 동네에 소문을 내고, 플랜카드를 걸고, 교회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광고를 내고, 뉴스에서도 온종일 유난을 떨어댄다.
그런데 아이들이 별 것 아닌 시험 성적표 쪼가리를 들고 옥상에 올라가고, 한강다리로 갈 때면 그제서야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은 성적 순이 아니다’ 라며 아이들을 위로한다.
온 세상이, 미디어가, 어른들이, 지역사회가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 양 굴더니 아이들이 벼랑 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