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여러 지방도시에서 한달 살이를 실행하며 얻어 낸 결론 치고는 조금 싱겁습니다.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히 지나치게 낭만적인 결론처럼 들립니다.
고향인 서울을 탈출해서 세종에 정착한 지 햇수로 11년째가 되어갑니다. 세종은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신도시에서 차로 10분만 벗어나면 여전히 '시골' 입니다. 천상 도시 사람이었던 저는 그게 너무 좋았어요. 서울에서는 홍대, 이태원, 사람들이 바글짝 거리는 곳에서 휩쓸려 다녔는데, 시골은 참 한가로와 보이면서도 항상 바지런했고, 언뜻 지루한 듯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절의 변화를 모든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스펙터클이 있더군요.
시골에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고를 쳤지요. 마음 맞는 여덟 가족을 모아 농촌에 토지를 공동구매하고 마을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런 오지(..)에 무슨 집이 있나 싶은, 그런 산촌마을. 저는 지금 그런 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지지고 볶으며 4년째 살고 있습니다.
낭만적으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