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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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인

어영부영 글 쓰는 사람

현실적인 글과 감성적인 글 사이에서 매 순간 고통을 겪는 중입니다. @주요 관심사_이성관계, 연애, 결혼, 임신, 아이,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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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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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용 계정에서 날라 온 DM, '친구할래요?'

오늘 인스타 그램에서 모르는 사람 2명이 제게 디엠을 보냈습니다. 사진 프로필이나 피드에는 이름 모를 남성들의 사진이 다수 올라와 있습니다. 그들이 제게 보낸 메세지 내용은 말 그대로 '괴이'했습니다. 파파고를 돌린 듯 이상한 억양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사기를 목적으로 연락한 게 뻔했습니다. '니네 다 뒤졌다(?)'. 업이 업인 지라, 이런 일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곧바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한 사람이 대화한 것 처럼, 말투나 질문 내용이 똑같았습니다. 대화 장단 맞춰주느라 오후 내내 진 빠질 정도였습니다. 한 분은 집요하게 영상 통화를 걸길래 제가 먼저 음성 통화를 걸었습니다. 분명 한국인이라고 했는데 베트남 저 편의 억양이 들려 오더라구요. "what is your intension? Tell me the truth." 영어로 물어도 우물쭈물.  대화 연결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 그들은 분명 한국엔 없는 자들 인 듯 했습니다. "Why did y...
생활/사건사고
달빛소년
얘야, 나는 언제 쉬는거냐?
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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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아, 아빠는 퇴직하면 엄마랑 여행 갈거야

"또한, 육체적으로 아이를 안아줄 때 손목, 어깨, 목, 척추 모두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부모님도  휴식과 자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와 아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맡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 구절에 괜히 마음이 찡해 옵니다.  30여년의 직장생활의 마침표를 찍기 까지 서너 해 남은 저희 아빠. 그런 아빠가 매일 같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퇴직하고 나면 차를 캠핑카로 바꾸고, 큰 리트리버 한 마리를 분양받아서, 금슬 좋은 엄마랑 전국 곳곳 야영을 떠날 거라고. 여행이 다 끝나면 순천 저편의 외가댁 인근 감나무 밭에 작은 집 짓고 사시겠다고. 부모님이 저를 위해 포기하신 젊은 날들의 꿈이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결혼도 육아도 아직 한참인 저이지마는, 부모님께 아이 양육을 되도록 부탁드리지 말자, 라고 종종 생각합니다. 물론 부모님은 손자손녀만 있다면 세상 남 부러울 것 없으니 언제든 맡겨 달라곤 하시지 만요. 정책적인 부...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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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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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어른은 없다

"이 나이 먹고도 그래" 요새 이 말을 자주 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나이 먹고도 종종 사고쳐요. 이 나이인데도 실수를 한다니까요? 이 나이 되도록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한 연령대의 초반, 그리고 중반이란 타이틀을 벗어나 후반이 된 지금. 유독 그런 말이 더욱 입에 붙는다.  요새 계속 실수를 한다. 업무적인 실수, 사람관계에서의 실수,  연인관계에서의 실수. "이런 건 어릴 때나 하는 실수아냐?" 라고 생각해도 별 수 없다. 나이가 들면 인생 경험이랄 지, 그런 게 가득 쌓여 두 번 할 실수 한 번으로 줄이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 였다. 그냥 나 라는 사람이 하는 실수 였다. 어린이여도, 어른이여도 나였기에 똑같이 반복하는 실수. 그 뿐이었다.  철 든 나이 따로 없고, 철 없는 나이 따로 없다 던데. 그 말로 위로를 삼는다.  조금 철 없어도 되지, 실수도 좀 할 수 있지. 아니,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지. 이 나이 먹고도 괜찮아. 더 나이...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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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인
한제인

어플 만남, 한 번은 괜찮다? vs 절대 안된다?

전 친구들과 만나면 가끔 이 주제가 불쑥 튀어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어플을 사용했던 이들이 있으니까요. '찬성' 쪽에서는 나름 괜찮은 사람들이 있다, 의외로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 등의 이유로. '반대' 쪽에서는  온라인 상 만남은 위험하다, 인스턴트식 만남만 하고 말 것 등의 이유입니다.  아, 물론 저는 어플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쪽입니다. 대게 제 또래가 많이 쓰는 틴더(tinder)입니다. 유독 쓸쓸한 가을이나 겨울 무렵엔 새우깡처럼 손이 가는 어플입니다. 물론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작년 여름에는 여기서 매력적인 분을 만나 연애도 해봤으니, 조금은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다만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사건사고들을 보면 '만남 어플을 금지시켜야 하나'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틴더를 비롯해 가연, 아만다 등. 여러분들은 만남 어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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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쥐
어릴때 고생하고 늙어서 편하기 VS 어릴때 놀고 늙어서 힘들기
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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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간이 참 좋은데요

20대 중반인 저는 사실 후자에 가깝습니다.  아 물론, 후자라고 해서 돈을 안 모으거나 매일 밤 홍대에서 펑펑 쓰는 건 아닙니다.  돈의 가치를 저금보단 여가에 주로 쓴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같은 말인가?) 이유는 없습니다. 20대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충분히 즐기자, 란 주의입니다. 철 없다거나 성숙하지 않다는 평도 어느정도 수긍합니다. (저희 아부지가 제게 연말마다 하는 잔소리처럼) 주로 대부분 30대, 또는 40대로 넘어가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직장과 가정, 그리고 자녀. 그 만큼 손 위에 쥐여진 게 많아진다는 거겠죠.  나 외에 다른 주변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나이가 되기 전에. 오롯히 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기회가 많을 때. 젊을 적 할 수 있는 있는 일은 마음껏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대신 정말 고삐 풀려서 팡팡 논 다기 보단, 저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행동을 하되 이성적인 선에서 말입니다.                       ...
생활/사건사고
alookso 투표
[투표] 취미가 일이 된다면
한제인
한제인

그 중 한 사람인데요

네, 그게 접니다. 취미가 일이 된 사람. 어쩌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타자기를 두들기는 업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퇴근 후 취미로도 타자기를 두들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취미가 아닌 중독과 강박 사이 어딘가입니다.  저는 이번 질문에는 조금 색다른 포지션입니다. 일할 때는 주로 '사실적인(dry)'한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 따져 묻고, 청취하고, 확인한 뒤 글을 씁니다. 어떠한 감정도 드러나선 안 됩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째깍 째깍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그러나 취미로 쓰는 글은 늘 '감각적(sensible)' 입니다. 화가 나면 화 내도 되 고, 기쁘면 웃어도 됩니다. 표현을 꺾어 써도 되고, 돌아 써도 됩니다. 겨울에 봄을 써도 되고, 가을에 여름을 써도 됩니다. 크리스마스엔 '솔로가 가기 좋은 여행지' 칼럼을 써도 되고, 새해엔 '명절 잔소리 피해 도망가는 법' 정보지를 써도 됩니다.  그래서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주로 취미를 통해 풉니다. 똑같은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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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번의 절 이후 일어나지 못했다

https://v.daum.net/v/20221102190509336 오늘 밤 눈가를 붉게 만들던 한겨례 사진 기사입니다.  그저, 그의 눈물이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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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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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도, 눈을 감아도, 그래도 직시해야 하니까

퇴근 후 쉴 때는 유튜브 쇼츠(shorts)를 자주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이후 쇼츠를 더 이상 열 수 없었다. 영상을 하나씩 넘길 때마다 그 날의 비명이 반복 재생됐다. '너무 잔인했던 5분 전 순간', '정말 안타깝네요' 등의 멘트를 단 영상들. 되려 누구보다 노골적으로 참사 현장을 보여주려 애쓰는 듯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도 맞찬가지였다. 굳이 찾아 보지 않아도 끊임없이 공유되고 리트윗됐다.  이젠 눈만 감아도 겹겹히 쌓인 사람들이 보이고 살려 달란 절규가 들렸다. 마치 그 날 그 현장에 있던 것처럼 생생한 고통이 밀려 왔다. 참사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뉴스 방송도 같은 이유로 보기 힘들었다. 일부 언론사에선 참사 당시의 영상을 정지 화면으로 노출하는 등 최대한 영상 송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트위터 등 여러 SNS 채널도 역시 참사 영상 공유를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많은 의학계 전문가들도 반복적인 참사 영상 시청은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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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들어오세요!"... 지옥철은 이제 당연하지 않다

월요일 오후 6시 10분. 퇴근 지하철은 역시 만석이었다. 내가 탔던 신논현 역은 무난했지만, 역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사람들은 무섭게 올라타기 시작했다. 그 중 9호선 동작역은 마치 '신문지 게임' 같았다. 지금 이 지하철을 안 타면 영영 탈락인 것 처럼, 그 좁은 공간에 너나할 것 없이 발부터 무작정 들이 민다. 이 날도 지하철 문이 열리자 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 타기 시작했다. 숨을 편히 내쉴 만한 모든 틈새는 순식간에 메꿔졌다. 유독 체구가 작은 편인 나. 가슴을 짓누르는 양 옆의 묵직한 압박에 저절로 '억'하고 신음이 났다. 그 때 지하철 문 앞 쪽에서 어떤 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 타세요!", "다음 열차 타세요!", "사람 더 탈 공간 없어요!" 한 명이 아니 였다. 두 셋은 되 보이는 목소리였다. 처음 들었다. 늘 당연하게 생각했던 출퇴근 지옥철이, 그들의 목소리로 하여금 '당연한 게 아닌 게'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 목소리를 듣고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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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다면

지난 일요일 아침, 사망자가 150명에 달했던 이태원 참사. 내게 걸려 온 첫 전화는 엄마였다.  “별 일 없지? 너네 오빠랑 사촌 언니, 오빠들도 이태원엔 없었다네.” 미처 자느라 받지 못했던 전화 2통이 기록에 남아 있었다. 그 전화를 걸 동안 불안에 떨으셨을 엄마가 떠올라 마음이 미어졌다.  나도 서울에 사는 친구들과 남자친구, 그리고 회사 동료들에게 차례대로 연락을 돌렸다. 카톡을 안 받으면 전화를 걸었다. 문득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에 사라진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 지 예감이 됐다.  길거리를 걸으며 귓가로 들려오는 얘기도 모두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회사 동료가 연락을 안 받아 집까지 찾아갔다. 친구의 친구가 참사를 당했다더라. 누구의 친 언니가 현장에 있었다더라.  참사라는 건 언제 누구에게 닥칠 지 모른다. 이태원 참사에서 희생된 이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자 친구, 아내이자 남편, 동기이자 회사 동료였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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