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감상] 힘
일주문
날다가 하늘에 부닥친
새가 안 보이는 모서리를 보려고 눈썹을 모으고 섰다
서서
새도 날아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제 등으로 하늘을 받치고 서서 생똥을 눈다
고요한 전
기별 없이 찾아온 우환에 밀려 여자는 절을 멈추지 못 하고
신음이 차마폭에 떨어져 마룻장으로 미끄러져
살아 꼬무락거리며 문턱을 넘어 댓돌을 피해 기둥 틈새로 스며
절을 받쳐 든다
부처님 그 아래 무사하시다
소리
꽃을 가리켜 향기로운 애인의 손톱에 입을 맞추며
가랑이 슬쩍 긁는 청년이여
어깨뼈 부러진 소나무가 송진 흘려 상처를 싸매는데
너는 앞만 보고 간다
나무 아픈 소리에 가슴이 받쳐
구리 종에 묶인 물고기 혼자 공중에서 그렁그렁
- 시집 [이발소 그림처럼] 88-89쪽
날다가 하늘에 부닥친
새가 안 보이는 모서리를 보려고 눈썹을 모으고 섰다
서서
새도 날아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제 등으로 하늘을 받치고 서서 생똥을 눈다
고요한 전
기별 없이 찾아온 우환에 밀려 여자는 절을 멈추지 못 하고
신음이 차마폭에 떨어져 마룻장으로 미끄러져
살아 꼬무락거리며 문턱을 넘어 댓돌을 피해 기둥 틈새로 스며
절을 받쳐 든다
부처님 그 아래 무사하시다
소리
꽃을 가리켜 향기로운 애인의 손톱에 입을 맞추며
가랑이 슬쩍 긁는 청년이여
어깨뼈 부러진 소나무가 송진 흘려 상처를 싸매는데
너는 앞만 보고 간다
나무 아픈 소리에 가슴이 받쳐
구리 종에 묶인 물고기 혼자 공중에서 그렁그렁
- 시집 [이발소 그림처럼] 88-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