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 모호한 사랑에 관하여

100mopo
100mopo · 글쟁이
2023/01/28
 사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해석이나 분석을 요하는 영화가 전혀 아닙니다. 감정을 따라 관람하면 되는 절절한 로맨스 영화이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감독님의 특성상 허투루 쓰이는 장치나 장면이 없다는 것이 느껴지기에 반드시 이런저런 소재나 연출을 꼭 정리를 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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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와 피의자의 관계는 흡사 누군가를 애착하는 모습과 같습니다. 상대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합니다. 피의자이지만 흠모하는 상대를 지켜보는 행위는 수상한 것을 찾기보다 걱정하고 지켜주는 행동이 됩니다. 이야기는 범죄를 추적하는 궤를 따라가지만 그 궤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알아가는 로맨스의 궤와 겹쳐집니다. 너무나 유사한 장면을 잘 이어붙여서, 매끄럽게 장르가 혼합되며 긴장감이 연결됩니다. 범죄가 로맨스로 끝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 영화에 관하여 짚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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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영화는 산에서 시작하여 바다에 끝이 납니다. 서래가 읽던 책의 그림처럼, 그 그림 속의 글들 처럼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힘들게 올라간 그 높은 곳에서 어떻게 내려오느냐는 각 인물마다 다르고, 그 방식이 그 인물을 보여줍니다.
해준은 늘 위로 오르던 인물입니다. 힘겹게 계단을 오르며 범인을 쫓고 옥상을 기어 올라가며 힘겹게 목표지향적으로 살아갑니다. 최연소 경감에 올랐고, 늘 큰 살인사건을 기다리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잠도 못자고 딱딱한 인물처럼 보여집니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내려오는 장면은 서래와 절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때 입니다. 그곳에서 함께 계단을 차근차근 내려옵니다. 항상 힘들게 오르기만 하던 해준을 편안하게 내려주는 서래는 분명 특별한 존재입니다.

인자요산 지자요수

어진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사람은 바다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산이나 옥상에서는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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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관한 관심이 많습니다. 왜 인간은 이런가, 왜 연애를 못하는가, 왜 더 나아지지 못하는가. 관찰하고 고민하고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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