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생명벨트, 제한된 선택지
2022/10/15
커피 한 잔을 사러 1.2km를 걸어 내려갔습니다. 왕복하고 나니 2.4km의 거리, 커피를 사고 돌아오니 그새 따뜻한 라떼가 미지근하게 식어있습니다.
어제는 아버지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진료를 보러 들어가셔서,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다 커피를 마시고 싶어졌어요. 사실 바로 코앞에, 병원 내부에 직접 빵을 구워내는 카페가 있지만, 하늘이 맑아 조금 걷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병원 부지를 빠져나와 조금 멀리 떨어진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내가 마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따뜻한 라떼, 그리고 커피를 못 드시는 아버지를 위한 잉글리쉬 머핀을 사러 가볍게 걷기 시작하였어요.
작은 종이봉투에 담긴 빵, 그리고 캐리어에 담긴 음료를 들고 다시 병원으로 걸어 올라가다보니 차로 이동할 땐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샌가 “임대”가 붙어버린 빵집, 새로 생긴 카페, 자주 가던 카페와 겸해있던 김밥집이 아예 다른 가게로 분리되어 있네요.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종횡무진 하시던 할아버지, 햇살이 따가운 듯 눈살을 찌푸리며 횡단보도 건너편에 서 있던 젊은 여자분, 멀리서 가죽자켓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남자분까지. 걸을때만 보이는 풍경들이 벗이 되어 걸어 올라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약 2.5km정도를 걸었다고 핸드폰에서 알람이 뜹니다. 음, 기왕 걷기 시작하였다면 그래도 깔끔하게 3km를 채우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손에 쥐고선 주차장을 걸으려 하였습니다. 차 안에 어머니 아버지의 음료와 빵을 넣어 둔 뒤, 커피를 다시 집으려다 컵홀더에 적힌 한 문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구명조끼 선택 아닌 필수. 구명조끼는 생명벨트입니다”
공익광고가 한 줄 적힌 컵홀더를 바라보며 이 카페가 참 괜찮은 곳이라는 생...
늘 따뜻한 댓글 남겨주시는 잭님 감사합니다:)
구명의를 선물하려는 연하일휘님의 마음이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구명의를 선물하려는 연하일휘님의 마음이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늘 따뜻한 댓글 남겨주시는 잭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