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윤
최희윤 · 이것저것 합니다.
2021/10/21
14년 전에 서울에 처음 올라와 고시원에 살 때가 생각납니다. 다들 비슷한 또래(재수생)들이 몰려 살던 곳이었는데, 방에 있는 TV 하나 제대로 켜서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옆 방에서 필기하고 종잇장 넘어가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데 TV는 언감생심이었죠.

그로부터 몇 년 지나 처음 그래도 화장실이랑 부엌 딸린 자취방을 구했을 때 조금은 기대를 했습니다. 벽인지 합판인지 구별도 안되던 곳보단 나을 거라 생각했죠. 오산이었습니다. 방마다 드럼 세탁기가 한 대씩 있었는데요. 누가 그걸 쓰면 세탁기 진동을 같은 층 전 세대가 느낄 수 있었을 정도니까 뭐 말 다한 셈입니다. 언급해주신 자취방 특유 사운드는 덤이고요.

그러다 결혼해서 전세를 구해 빌라로 이사갔습니다. 그래도 여긴 좀 낫겠거니 했지요. 대학가 앞 자취방이야 뭐 불법건축물의 온상인데, 그래도 일반 빌라는 그것 보단 나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또 제 예측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습니다. 빌라라고 자취방보다 딱히 더 신경을 쓰고 그런 것은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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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운영하는거 술먹는거 좋아합니다. 공식적으론 글쓰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글을 정말 못 써서 고민입니다. 문법 오류, 오타는 살짝 눈감아 주세요(눈감을 수준을 넘어서는게 문제지만) instagram @heeyun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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