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시회를 구경하고 깨달은 것들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6/12
전시회 관람을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참을 가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간지 2년이 지난 2021년 6월에야 겨우 가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이 거의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서 뭔가 좀 안정권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거기에 마침 정례적으로 모이던 모임이 연기되어 다른 약속을 잡아야 했는데, 마침 라이프 사진전이 열려서 이건 사람들을 몇 명 모아서 구경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 탓이다.

사진전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는데, 지하철 출입구를 잘못 골라서 회관 후면쪽으로 접근하면 도저히 어디로 가야할지 찾을 길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만족스러웠다. 다만 이 문제가 웃고 넘어갈 정도로 사소하지는 않게 느껴졌다. 아무리 열심히 걸어다녀도 미술관은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된다는 표지 하나 발견할 수 없었고, 매표소까지 올라가니 문앞에 ‘미술관은 올라온 계단으로 내려가서 우측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 됩니다’라고 적혀 있길래 무릎을 치고 계단을 다시 내려갔으나 에스컬레이터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 한참 더 헤맨 뒤에야 알게 된 진상은 단순했다. 미술관은 회관 정면에서 좌측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야 했던 것이다. 즉, 매표소의 안내문은 관객이 회관 정면으로 올라왔을 때만을 가정한 것이었다. 회관 전체가 회관 후면으로 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문제는 고객의 소리에 말해서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듣긴 했는데 확인하진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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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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