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뭐길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현상이었던 한류의 역사가 어언 수십 년을 헤아립니다. 그 시간 동안 한류의 양태는 다양해지며 복잡해졌습니다. 동시에 한류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무척이나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한류에 취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떤 논의와 글쓰기는 오히려 한류에 관한 이해를 어지럽히고 결국 대중을 한류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한류의 초기에 외국에 거주하며 미디어 교류와 문화변동의 ‘경이’를 목격하였고, 이후에도 꾸준히 한류 현상을 탐구한 저로서는 한류를 쉽게 말하는 ‘방구석’ 논의가 무척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더해 상품을 파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수출’ 중심주의가 왜 문제가 되는지 짚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한류가 뭐길래>를 내놓습니다.
<한류가 뭐길래>는 ‘문화 현상’으로서의 한류라는 정의를 기준으로, 한류의 ‘복합 요인성’, 한류의 ‘위치성’, 한류의 ‘관계성’, 한류의 ‘혼종성’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한류를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담았습니다. 여기서는 책의 내용 일부를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해외에서 펼쳐진 유행이자 문화 현상으로 시작한 한류가 국내에서는 산업으로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한류는 문화 현상으로서의 한류와 산업으로서의 한류로 나누어 정의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해외 소비자의 선택과 수용입니다. 국내에서 산업적 노력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해외 소비자가 선택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한류라는 현상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류가 뭐길래>는 문화정치의 관점에서 하위문화로서의 한류 팬덤과 보수 문화권력이 각 나라에서 어떤 식으로 갈등하고 타협했는지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류 발생의 복합 요인성을 다루었습니다. 세계 문화 시장에서 성공하려는 문화 기획자와 생산자의 야망, 연예계에서 입신하려는 젊은이들의 땀과 눈물, 문화 간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