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전쟁, 그 아픔의 노래-『대추리 아이들』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4/14
작은 전쟁, 그 아픔의 노래
   
『대추리 아이들』
김정희 글/홍정선 그림/207쪽/8,500원/사계절

할아버지는 돌아가실 때도 논에 엎드려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비가 무척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
물꼬를 트러 갔다가
늙어서 몸이 약한 할아버지는
쓰러진 채 영원히 잠이 들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조상이 살아온 역사다.
나라에서는 우리 고향을 미군기지로 만든다며
우리를 쫓아내려고 한다.
나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고생하면서 가꾼
들과 고향을 잃고 싶지 않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이 땅을 지키고 싶다.
   
기쁜 독서가 있는 반면 슬픈 독서가 있다. 이 책은 슬픈 독서에 속했다. 책장을 열면 미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농촌 마을의 갈등과 투쟁 상황이 넘실거린다. 읽는 내내 마음속에 슬픔이 차오른다.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는 한솔이가 친구 마루, 은우와 더불어 마음껏 뛰놀던 정든 고향 동네다. 솔숲엔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가 살고 가을에는 무르익은 나락이 드넓은 농토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한솔이는 이곳에서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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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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