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작가의 나의 해방기 - 여성 작가 최정희의 경우(2)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5/23
최정희 작가(한국학중앙연구원)

최정희의 해방기 문학 활동

여성 작가 최정희는 해방 이후 바로 반민특위의 조사 대상이 되었는데 처벌을 받지는 않았고 한국 전쟁 이전까지 정부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창작활동을 이어 나갔다.[1] 그녀가 문단에 등단했을 때와 달리 식민지 시기에는 ‘여류다움’의 대명사로 불리며 비판을 받았고 해방 후 최정희의 작품들은 또 한 번 변신을 했는데 이 시기에는 지주와 소작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농촌사회를 드러냈다.[2]

해방기의 5년간 쓴 작품으로는〈풍류 잽히는 마을〉(1947),〈점례〉(1947), 〈우물치는 풍경〉(1948) 등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최정희가 1943년부터 1946년까지 살았던 경기도 덕소에서의 생활과 체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최정희는 당시의 현실, 즉 ‘해방이 되었다고는 하나 농민들은 아직도 사슬에 매인 채로, 굶주리고 헐벗고 있는 참상'을 그대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최정희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쓰렷한 비참한 사실을 목도하면서 그것들을 보아가는 사이에 내 피가 뛰고 내 붓대가 가만있으려 들지 않는 것을 내가 어떻게 적지 않고 있을 것이냐"[3]하며 다시 현실에 대한 예민한 진실을 드러냈다. 당시에 좌익과 우익의 이념 갈등으로 인해 여성 작가들은 좌・우익의 양쪽 문학 단체에 참여하며집합적 이념이나 정체성을 의식하면서 작품을 창작하였다. 최정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친일로 얼룩진 과거를 지우기 위해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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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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