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燈
2022/05/28
觀燈(관등)
봄녘, 남끝으로 가면 남포가 있다.
남포에 가서 바다를 향해 앞을 보면
작은 등잔처럼 생긴 섬 하나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소등섬이다.
돌바위 소등섬에는 소나무 몇 그루 있는데
상투처럼 솟은 모양이 꼭 등잔의 심지 같다.
소등섬 소나무심지에 '촛불' 같은 '햇불'이 켜져서 아침이다.
이 섬에는 남쪽 바다를 향해 기도하는 할매 한 분이 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한결 같은 자세로 기도하는,
소등할매
#
남향(南向) / 이문재
그때는 그 사람이 남쪽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한 문장이 정남향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시절 잘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봄이 이듬해 봄 만나기를 서른몇차례
많은 시대가 한꺼번에 왔다가 사라졌습니다
오래된 미래는 더 오래가 되었고
온다던 미래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습니다
꽃 진 자리에서 하늘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남쪽일 수 있을까요
우리들...
봄녘, 남끝으로 가면 남포가 있다.
남포에 가서 바다를 향해 앞을 보면
작은 등잔처럼 생긴 섬 하나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소등섬이다.
돌바위 소등섬에는 소나무 몇 그루 있는데
상투처럼 솟은 모양이 꼭 등잔의 심지 같다.
소등섬 소나무심지에 '촛불' 같은 '햇불'이 켜져서 아침이다.
이 섬에는 남쪽 바다를 향해 기도하는 할매 한 분이 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한결 같은 자세로 기도하는,
소등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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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南向) / 이문재
그때는 그 사람이 남쪽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한 문장이 정남향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시절 잘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봄이 이듬해 봄 만나기를 서른몇차례
많은 시대가 한꺼번에 왔다가 사라졌습니다
오래된 미래는 더 오래가 되었고
온다던 미래는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습니다
꽃 진 자리에서 하늘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남쪽일 수 있을까요
우리들...
![](https://alook.so/assets/hurdle-bg-1799b769f63897f591a4ec02ca099354308b8484ea688c711bd739afa0683c96.png)
'봄[보다]'과 '씀[쓰다]'에 관심을 두고 일상을 살피는 중이고,
'생각[Text]'을 잘 쓰고 '생각의 바탕과 관계[Context]'를 잘 보려고 공부하는 사신출가수행자 무영입니다.
어느 시인의 시집에서 봤던,
"모든 결과는 비로소 과정이었다"고 한 Text와 Context를 매우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