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心告)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뜻대로 살아보려니까 피투성이가 되는 게야. 인간의 인연같이 무서운 거이 어디 있나.”
“그림은 살아가는 몸(붓)이 풍기는 마음이요 언어”라고 하는 박진화 화백은 나고 자란 고향 장흥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 제목을 <박진화의 심고(心告)>라고 지었다. 심고(心告)라…
이 ‘심고(心告)’를 보자마자 떠오른 게 셋이다. 하나는 내 사유의 원천인 ‘혼속명사(混俗明師), 곤수곡인의 ‘염염고천(念念告天)’이고, 또하나는 동경대전(천도교, 동학)에서 본 ‘심고(心告)’이고, 다른 하나는 내레이션(narration)과 서로 묻고 답하는 문답의 대화로 이루어진 금강경(金剛經)에서 본 ‘고백(告白)’이다. 그런데 ‘세존(世尊)’과 ‘수보리(須菩提)’가 서로 묻고 답하는 금강경에는 ‘고(告)’와 ‘백(白)’의 낱 글자만 있을 뿐 ‘고백(告白)’이라는 단어가 없다. 이 ‘고(告)’와 ‘백(白)’은 모두다 ‘아뢰다’, ‘여쭈다’, ‘이르다’,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