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때’ 이혼하지 못했을까?

묘수
묘수 · 소소하게 걷고 읽고 쓰는 사람
2022/02/28
전남편은 결혼 3년째 되는 봄부터 여름까지, 대차게 바람을 피웠다.
회사 동기였다.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냐고.
나를 사랑한다 했다.
이혼할 마음이 없다고 했다.

나 역시 사랑했다.

그런데 더 큰 이유는
내가 ‘선택한’ 가족을 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용서’를 택했다.

결국 실패한 채로,
처절하게 나가떨어진 채로,
결국은 ‘가면 부부’의 가면을
내 손으로 벗었다.

6년의 노력보다,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모를
불확실한 삶이,
거짓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면
더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이혼은 후회 안 한다.
다만 당시에 하지 않은 것은 약간 후회된다.
그때는 어렸던 건지 어리석었던 건지
상간녀와 남편 모두에게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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