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여유를 지켜내 봅시다
2023/09/16
"아빠는 돈도 못 벌면서 헬스 다니고 스터디카페도 등록하고 막 책도 사고.. 어쩌려고 그래?"
초5 둘째 딸의 애정 어린 잔소리. 장난이 섞여있지만 진심도 묻어있는 핀잔.
귀엽다.
"그러게. 어쩌냐. 너도 이제 사립학교 그만 가야 하나보다. 아빠가 돈 못 벌어서.."
"아. 그러니까. 진짜 어쩌려고 그리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거야."
(자본주의를 가르친 적 없는 둘째. 아직 돈 개념을 잘 모른다)
사뭇 진지한 표정이다. 자신의 생활이 아빠로 인해 피해를 입을까 염려하는 눈치다. 그런 아이의 잔소리에도 나는 계속 희죽거릴 수밖에.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헬스장, 스터디카페.. 고작 이게 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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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아빠가 돈을 그렇게 많이 써서 큰일이네. 정말.."
아내가 둘째의 말을 장난기 있게 거들다가 노선을 변경한다.
"그런데, 돈을 펑펑 쓴다고 하는 건 그런 게 아닌데? 아빠는 꼭 필요한 것에만 소비를 하시거든. 아빠가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걸 본 적 있어?"
"아니. 우리 아빠는 그러면 큰일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