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주인공이 21세기 SF영화에 나온다면?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8/12
문학용어로 변주라는 말이 있다. 좁게는 앞문장과 뒷문장, 앞문단과 뒷문단의 변형된 반복이며, 넓게는 한 작품의 변형된 반복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테면 오늘날 제작되는 인간을 감시하는 중앙정부를 다룬 SF물은 < 1984 >의 변주로 이해되며, 멸망한 세상 끝의 이야기를 다루는 온갖 아포칼립스 작품들은 그 효시로 꼽히는 소설 <최후의 인간>의 변주로 이야기되고는 하는 것이다.
 
변주는 때로는 큰 줄기를 받아들여 새로움을 창작하는 일이기도 하고, 본래의 이야기를 그대로 연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부분적 재창작에 그치기도 한다. 원전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몇 가지 설정이며 시대적 특성을 더하는 오마주물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오늘 다룰 작품 또한 그와 같다고 하겠다.
 
▲ <닥터 후: 크리스마스 캐롤> 포스터 ⓒ BBC
 
드라마와 고전소설의 절묘한 만남

<닥터 후> 다섯 번째 뉴 시즌이 종료된 뒤 나온 스페셜 회차는 특별히 문학적 가치를 주목받았다. 시리즈가 문학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온 탓도 있겠으나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SF적으로 변주한 흥미로운 회차였기 때문일 것이다. <닥터 후: 크리스마스 캐롤>은 여느 때처럼 닥터(맷 스미스 분)가 동반자인 에이미(카렌 길런 분)와 로리(아서 다빌 분) 부부와 함께 시간여행 도중 맞이한 사건을 다룬다.

에이미와 로리는 시간여행 중 조난신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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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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