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썸머 ㅣ 설익은 것과 설익은 것이 만날 때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8/12
내 요리 솜씨는 젬병이다. 한때는 요리에 취미를 붙여볼까 _ 하는 마음으로 요리책을 사서 연습을 하기도 했으나 불 같이 급한 내 성격이 불을 다루는 노동과 만나니 불난 데 기름 붓는 꼴이라. 
차라리 양파나 마늘이나 까는 허드렛일이 내게는 어울린다. 내가 만든 음식의 팔 할은 실패'였다. 며칠 전이었다. 팬을 달군 후 기름을 넉넉히 붓고 약한 불에 부침개를 얇게 지졌다. 한쪽 면이 노릇노릇 익자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부침개를 뒤집어야 하는데 뒤집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다. 실패가 쌓이면 경험이 되는 법. 후라이팬을 앞으로 밀었다가 힘차게 땡겼다. 계획대로라면 부침개는 날렵한 체조 선수처럼 공중에서 180도 회전을 한 후 팬 안으로 떨어져야 했다. 웬걸 ! 부침개는 부엌 바닥에, 바닥에, 내가 신고 있는 슬리퍼를 덮고 말았다. 
다시 부침개를 부쳤다. 반드시 성공하리라. 부침개를 뒤집기 위하여 손목에 힘을 주어 팬을 돌렸다. 으랏차차 !!! 부침개는 공중에서 제대로 회전하지도 못한 채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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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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