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귀신이 된다면

윤지슬
윤지슬 · 콘텐츠를 다루고 만듭니다
2023/06/30

귀신은 어떤 존재일까?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동기로 움직이며, 어디에 나타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한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종종 귀신이 사람보다 무서운 이유를 말한다. 사람을 저주하고 해코지해서 두렵고, 그런데 고소도 고발도 할 수 없어 아득하다고 한다. 친구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사람도 능히 그런 일을 할 수 있음을 안다. 보았고 들었고 겪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귀신이 무섭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나는 생전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찾아가 복수하는 귀신이 과연 그렇게 많을까, 생각한다. 살아있는 동안 끔찍한 존재이던 이의 곁을 죽어서까지 맴돌고 싶다고? 나라면, 내가 죽었다면 죽을 때 품은 한이 깊으면 깊을수록 혼이 되어 가고 싶은 곳은 아끼던 사람의 곁일 것 같다. 계속 보고 싶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현실에서 어떤 가해를 저지른 후 보복이 두려워 굿을 하고 부적을 붙이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그 마음에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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