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몸, 예술 - 도리언 그레이의 법칙

김종갑 · 문필가, 몸문화연구소 소장
2023/03/01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예술은 현실의 모방으로 이해되어왔다. 세익스피어가 <햄릿>에서 말했듯이 “거울에 자연을 담아서 보여주는 것,”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예술의 본령이었다. 그러나 재현을 추구하는 작가나 화가들이 그렇다고 사진을 찍듯이 사실을 고스란히 본을 떠서 보여주지는 않았다. 신고전주의의 화풍처럼 모방은 대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상향적 모방, 현실의 흠집이나 상처가 화가의 붓으로 봉합되고 치유되는 이상적 모방이어야 했다. 현실이 누추하고 흉하다면 예술은 풍요롭고 아름다워야 했으며, 현실의 결핍은 예술의 마개에 의해 현존하는 것으로 완성되어야 했다. 이른바 예술은 구원일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주의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예술의 모방은 하향적 모방으로 좌경화되기 시작하였다. 티치아노의 <비너스>와 마네의 <올랭피아>를 비교해보면 이러한 차이가 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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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문학, 문화연구, 몸철학, 미학, 윤리학, 젠더와 섹슈얼리티, 포스트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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