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무선생
율무선생 · 사회는 빛과 그림자의 산물이다
2023/05/20
부부싸움이란 칼로 물 베기란 말을 '짱구는 못말려' 에서 들었습니다. 저는 짱구네 가족이 부러웠던 것이 생각납니다. 성인용 애니메이션치고 짱구엄마와 짱구아빠는 아주 경미한 수준으로 싸우잖아요.
출처: 픽사베이

'놀토' 가 있던 주말이 무척 싫었습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주말에도 학교를 가고 싶어했습니다. 주말만 되면 집에 아빠가 있으니까 엄마와 토요일 아침을 기점으로 미친듯이 싸우거든요.

7살땐 엄마가 이혼을 하자며 짐 싸는 소리가 들리면 울며불며 가지말라 말렸습니다. 아주 어릴때부터 친구를 때리면 때렸지 맞고 사는 성격이 아니었습니다. 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거나 손을 싹싹 비는 것도, 옷을 늘어잡고 가지말라 말하는 수치스러운 짓을 그때부터 해왔습니다. '그런 행동' 이 너무 자존심 상하고 창피하고 수치스러웠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엄마의 '이혼' 을 막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8살땐 집에 엄마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나와 남동생을 버리고 간 것은 아닌지 너무 무서워서 4살이었던 남동생을 등에 업고서 빌라 대문 앞까지 나가 몇시간 내내 엄마를 기다렸었습니다.

그러다 엄마가 돌아오는 게 보이면 '안도' 라는 걸 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잘 넘어갔구나 하면서요.

'우리 가족이 망가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죠.

한편으로는 아빠가 미웠습니다.

'아빠만 가만히 있으면 될텐데'

하루는 조부모댁 문제로 부부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가 우리집으로 오는 사태까지 생겼었죠. 어른들이 싸움을 말리려고 온 것입니다. 가장 먼저 친할머니가 제 방으로 찾아와 귤을 쥐어주면서 '우리집으로 가자' 라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부모가 싸우는 소리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 배가 아팠었습니다.

마음 둘 곳이 없어 친가로 도망쳐 가고 싶어도 못 간다고 억지를 부렸던게 생각납니다. 이대로 친가로 가게 되면 엄마를 영영 볼 수 없을까봐요.

그때부터 였던 것 같아요. 약간의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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