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 하이브와 민희진, 브랜딩과 세계관

다시서점
다시서점 · 2014. 5. 18. 문을 연 서점
2024/04/30
사진 출처 - SBS NEWS

며칠 째 사람들이 둘 이상 모이면 하이브와 아트디렉터 민희진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시끌시끌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의 편인지, 상대방이 누구의 편인지가 더 궁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훈 작가님은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라는 책으로 이런 말들에 관하여 말한 바 있습니다. 


'어느 편인지를 밝히라니! 어느 편에 속하는 것이 나의 지성일 수 있는가. 당신들은 또 어느 편인가. 이 양자택일을 인간의 현실에 적용시켜서 이쪽이다 저쪽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별로 쓰잘데기 없는 말 쪼가리를 이미 권력으로 쪼개져버린 현실에 대입시켜가면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묻는다면 나는 우습고 꼴같지 않아서 대답하지 못한다.'  

-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개수작'을 그만두라' 중에서, p.89~90  


이미 하이브와 민희진 사건(사건이라고 부를만한 일인지 모르겠지만)은 음모론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적대적으로 생각하던 커뮤티니나 집단을 악마화하고 비방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 짓는 단계까지 가버렸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옳고 그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저는 친구들에게 "우리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화예술'과 '비즈니스'의 개념 충돌과 간극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법정 공방은 꽤 오래 걸릴 테니까요. 그런 지난한 이야기보다는 민희진 님이 어떤 것을 만들고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가 더 궁금하고요.

두 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대척점에서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도 적지 않고요. 하지만 욕설과 배임, 억울함 관련 발언을 걷어내고 나면 아트디렉터 민희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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