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자. 조금씩만 더 나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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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4/06/19
  다들 안녕, 저는 오늘도 무사히 요양 중인 던던 씨에요. 제 심장이 한 번 멎고 난 후, 어쩌면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 지금, 저는 한동안 쭈구리가 되어 방 안에 틀어 박혀있다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어요. 많이는 아니고 전보다 조금만 더?

  죽음에는 여러 종류가 있죠. 뇌가 기능을 멈추거나, 폐가 숨을 쉬지 않거나, 심장이 박동을 멈추거나, 그 외에도 다른 죽음이 또 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저는 뇌의 기능이 약간 망가졌고, 폐도 숨을 잘 쉬지 못해요. 심장도 잘 뛰지 않았는데 이번엔 심장이 아예 멎었었죠.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무사히 살아났어요. 저는 항상 죽음이라는 벼랑 끝에 서서 떨어질 날만 기다렸어요. 언제 저 깊은 절벽 아래로 떨어질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아슬아슬 버티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닥친 거센 바람에 결국 휘청 넘어갔는데 어떻게 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네요. 제 건강은 불운이지만 그래도 행운이 조금은 있나봐요.

  몸이 나빠져서 조금 더 많이 요양이 필요해지면서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저 대신 음식을 해 주고, 제가 또 쭈구리가 되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어주고 집안을 살펴주고 있어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제가 건강 복은 없지만 인복은 있나봐요. 거진 하루 종일 누워있다보니 끼니를 다 챙기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음식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친구들이 반찬에 스튜에 이것 저것 많이 만들어 줘서 그래도 생각보다 잘 챙겨 먹고 있답니다.

  몸이 아프게 되면서 먹지 못하는 음식이 엄청나게 많아졌는데 친구들이 그걸 다 피해가며 음식을 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거의 뭐 요정처럼 이슬만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찾아서 음식을 해 줬어요. 이번 주 주말에도 친구가 와서 반찬을 해 주기로 했어요. 저번 주에 해준 음식을 얼른 다 먹어야 할텐데, 아직 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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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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