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존재에 대한 단상

Mant
Mant · 철학, 경제학, 과학 윤리 등을 다룸
2024/05/21
본 연구에서는 논리적 악의 문제(the logical problem of evil) 를 다룰 것이다.

선행 연구

‘악(惡)의 문제' 는 무신론자들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논거다. 기독교 전통에 근거한 서구 유신론에서 신은 전지전능하고 지선(至善)하며 우주만물을 창조한 완전한 존재자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이러한 신이 창조한 세계에 악이 존재하는 현실은 창조의 완전성을 훼손할뿐만 아니라 신의 완전성마저 훼손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가장 설득력 있는 논증은 일찍이 흄(1779)이  필로(Philo)의  입을  통하여  간명하게  제시한 바 있다: “신이 악을 막을 의지를 가졌는데 막을 수 없었던 것인가?  그렇다면 그는 무능한 셈이네. 혹시 그가 그럴 능력은 있는데 그렇게 할 의지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는 악의적이로군. 그가 능력도 가졌고 의지도 가졌나? 그렇다면 악은 어디서 온 것이란 말인가?”

맥키는 악의 문제가  “종교적인 믿음이 합리적 지지를 결여하고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종교적 믿음이 명백하게 불합리한(positively irrational) 것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핵심적인 신학의 교리들은 서로 모순되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 전체를  유지하려 하는  신학자는 이성적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그는, 증명될 수 없는 것을 믿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주장하는 다른 믿음들에 의해 논파된(disproved) 것을 믿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Mackie, 1955, p.77)

결국 신의 존재와 악의 존재는 양립할 수 없는데. 악의 존재가 너무나 명백한 현실이어서 부정할 수 없으므로 신의 존재가 부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다. 유신론자가 악의 문제에 근거한 무신론 진영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악이 존재하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 악이 신의 완전성을 훼손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논거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필요악' 개념이다. 우리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