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릭 브링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리뷰: @>~~~~~~~~~
사실 난 그야말로 교양 없는 사람이다. '인상파'니 뭐니 하는 교양있는 미술용어들은 고등학교 내신시험이 끝나자 마자 몽땅 잊어버렸다. 요즈음 현대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되곤 하는 작품들은 봐도봐도 도통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쩌면 기득권 부르주아들의 '컨셉질'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내가 똥을 바나나 모양으로 예쁘게 싸면 그것도 예술이 되는 건가, 그저 이름 붙이기에 따라 세상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은 어떻게 구분되는 것인가, 이런 심오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뒤샹의 <샘>은 우리 학교에도 있는걸!
이 세상이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지만, 어쩐지 요즘은 더욱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다. 분명히 우리 세대가 조부모, 부모 세대보다는 잘 먹고 사는 건 사실이지만, 어쩐지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한다. 개인과 국가 사이에 완충작용을 했던 많은 공동체가 해체되고 여러 전통적 가치들이 해체되었다. 심지어 자유니 평등이니 민주주의니 연대니 하는 가치들마저 많이 흐려졌다. 이윤의 논리가 수많은 가치들을 대체하고 있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버릴 각오가 된 사람들이 많다. 근데 사실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20세기 초 여성 노동자들의 말처럼, 우리에겐 '빵과 장미'가 필요하다.
물질적 풍요가 충족된다고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동물원의 좁은 사육장 안에서 사는 수많은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인다. 양계장의 닭들과 돈사의 돼지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먹이를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동물들이 좋은 삶을 산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반려견에게 좋은 사료를 꾸준히 주는 것과 별개로 반려견들은 늘 산책에 목말라한다. 반려묘들은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캣타워와 캣휠과 스크래쳐가 없는 곳에 사는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