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를 직면하고, 죽은자들의 웅성임을 들은 후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3/03/31

이것은 작은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 일본사회에서 열 사람 중 한 사람 비율로 지인이나 가족이 사라지고, 90퍼센트의 집이 부서지는 사태를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이소마에 준이치 <죽은 자들의 웅성임>, 2016, 글항아리, p79)

폐허를 직면하다

2011년 3월 11일 교토 자택 2층에서 집필 중이던 이소마에 준이치 교수(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는 가벼운 흔들림을 느꼈다. 그 뒤 저녁약속을 한 이에게서 약속을 취소하는 전화를 받는다. 이소마에 교수는 뉴스를 보고 동일본 지역에 사는 부모님과 안부 전화를 나눈다. 지진, 스나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노심용해... 재난은 널리 퍼져 나갔다.
NHK다큐멘터리 캡처(3/11-쓰나미 첫 3일, https://www3.nhk.or.jp/nhkworld/ko/ondemand/video/3016087/)

이소마에 교수는 4월 27일 지진과 쓰나미로 운행이 중단된 센다이 공항이 열리자 재난의 중심지였던 센다이로 들어가 둘째 아들과 만나고 재난 지역을 돌아본다. 그는 이후 몇 년에 걸쳐 재난 지역을 방문해 폐허를 직면한다. 살아남은 이들이 남긴 기록을 보기도 하고, 다양한 종교적 전승과 마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죽은 이들의 웅성임에 귀를 기울인다. 

“저는 희망이란...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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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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