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반에게 묻는다, 진짜 바보는 누구인가?
2024/04/03
"바보, 멍청이, 똥개, 해삼, 멍게, 말미잘!"
바보 6종 풀세트 욕을 들어봤는가? 약식으로 '바보, 멍청이, 똥개' 3종 세트도 있다. 얼핏 귀엽게 들리지만, 실은 상대가 얼마나 하등한지를 드러내는 무시무시한 욕이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을 해면동물과 자포동물로까지 취급할 정도면 말 다 했지 뭐. 그런데 이런 바보 6종 세트가 모여 사는 바보 나라가 있어 소개한다.
바보 이반이 왕이 되자 똑똑한 사람들은 모두 나라를 떠났다. 바보들만 남았고 돈을 가진 자도 없었다. 바보들은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먹여 살렸다. 바보 나라에는 한 가지 관습이 생겼다.
"손에 굳은살이 박인 사람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지만, 굳은살이 없는 사람은 남이 먹고 남긴 음식을 먹어야 한다."
- 톨스토이 단편선, <바보 이반>, 문예출판사, 155쪽
적군이 침입해도 바보들은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약탈해가는 것을 순순히 내어주고 심지어 적군에게 함께 살자고 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적군은 바보 나라를 무자비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바보들은 울기만 할 뿐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도무지 싸움이 되질 않았다. 이게 바로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주의가 아닌가. 바보들은 간디의 스승이었다.
적군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큰 도깨비가 나타났다. 돈으로 바보 나라를 무너트리기 위해 돈을 뿌려댔다. 하지만 바보들은 돈에 관심이 없었다. 큰 도깨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돈을 주겠다는데 왜 싫다는 거요? 돈...
14년간 쿠팡과 이랜드에서 온∙오프라인 MD로 일하며 TOP 매출을 찍어본 영업통. 동시에 3권의 책을 쓴 출간 작가. 현재는 '물건 잘 파는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