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구출 작전: 비용=7000억 원
2024/01/12
By 존 거트너(Jon Gertner)
대담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 성공한다면 해수면 상승 속도를 늦출지도 모른다. 기후변화와의 싸움에 대처할 상상력 넘치는 새 무기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지구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2016년 어느 날, 영국의 빙하학자 존 무어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린란드 서해안의 빙하에 대해 발표했다. 덴마크어로 야콥샤븐, 그린란드어로 세르메크 쿠잘렉이라고 불리는 이 빙하는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상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매년 300억~500억 톤의 빙산을 섬 밖으로 이동시키는 일종의 배수구 역할을 한다. 이 빙산 가운데 일부는 고층 빌딩 크기로, 빙하 말단에서 정기적으로 쪼개져 나와 깊은 피오르드에 충돌한 뒤 서쪽의 디스코베이로 떠내려간다. 빙하는 이후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가 부서지거나 녹아내린다. 위치가 워낙 극적인데다 벌어지는 활동이 격렬해,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린란드의 관광 산업을 이끄는 작지만 활기찬 명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야콥샤븐을 긴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빙하학자들에 따르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빙하다. 미국 마이애미 해변과 뉴욕의 해안에서 파도가 더 높게 치는 데에는, 멀리 떨어진 이 빙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20세기에 기록한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4퍼센트가 야콥샤븐에서 녹은 빙하 때문에 발생했다. 야콥샤븐에 포함된 얼음의 양은,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을 적어도 30cm 이상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