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 마을로 내려간 출판사 이야기_ 1. 출근만 있고 퇴근이 없는 삶도 있다

공가희
공가희 · 공출판사
2023/12/07
“얘들아, 옛날에는 토요일에도 학교에 갔다.”
“헉! 정말요?”
   
2004년까지는 토요일에도 정상 등교했다. 
이듬해에 놀토(노는 토요일)가 생기고 2011년까지 둘째, 넷째 주는 학교에 가지 않다가 2012년 3월부터 놀토와 토요일 등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어린이 글쓰기 수업에서 가르치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이니 태어나기 전의 일이다. 토요일에 학교에 갔었다고 하니 학교가 좋은 아이들은 환호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역시 토요일은 꾸준히 등교했던 세대다. 그래서 대학 졸업반 시절에 회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 주 5일 근무였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간헐적 토요일 출근’이 붙은 회사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일하는 만큼 쉬는 시간(노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미국계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고 운이 좋게 입사 3개월 만에 정직원이 되었다. 새내기 미생의 시절, 입사도 하고 정규직까지 되었으니 이제 걱정도 근심도 없는 인생이라 생각하고 주말엔 젊음을 불사르며 신나게 놀았다. 철이 없어도 너무 없던, 영화 ‘아저씨’의 원빈처럼 오늘만 사는 청춘이었다. 아! 옛날이여.
현재 법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0조에서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근무 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주 4일 근무가 논의되고 몇몇 회사에서는 이미 실험 중이다. 물론 대체 인원이 충분한 기업 위주의 근무제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놀토’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것처럼 언젠가 주 5일 근무도 주 4일 근무로 바뀌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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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과 문장 사이를 오고 가는 일을 합니다. 글을 쓰는 작가, 책을 만드는 편집자, 책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책 홍보하는 마케터, 책 파는 영업사원, 강의하는 강사, 반려견 산책 시키는 개엄마까지 1인 다역을 하는 공길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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