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11/30
뭔가 살짝씩 버전 업이 되고 있다. '요리의 달인'이나 '거성(?)'이 됐다는 뜻은 아니다. 어떻게 어떻게 오늘 하루치 먹꺼리를 해결했다 정도의 의미다.



배추 한포기와 무 한단

초1 딸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까만 봉지에는 자그마한 무가 달려있는 무청과 배추 비슷한 야채가 들어있었다. ⓒ청자몽
교문을 후다닥 뛰어나온 아이의 손에 까만 봉지가 들려있었다. 이게 뭐야? 하니까, 자기가 수확한 배추랑 무라면서 배시시 웃는다. 봉지도 자기가 묶었단다. 그래? 이거로 김치 만들고, 무국도 끓여주세요. 했다.

집에 와서 봉지를 열어 안에 들어있던 것을 꺼냈다. 아주 싱싱한 배추와 무였다. 오마나. 상한데도 없이 파릇하네. 이거 어떻게 키운거야? 했더니.. 엄청 뿌듯한 얼굴이다. 점심시간마다 마당에 물통 가져가서 이렇게 확.. 부어주고, 쉬는 시간에도 가끔 물을 부어줬단다. 열심히 물주고 또 주었다고 했다.

원래 키우던 배추 화분이 죽어서, 담임선생님이 키우시던걸 주셨다고 한다. 그래서 더 보살핀거라는데 듣고보니 더 파릇파릇하고 싱싱해 보였다. 틈나는대로 자그마한 손에 물통을 쥐고 쪼르르 마당에 나가 화분에 물을 주었을 아이를 상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아이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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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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