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예찬

새벽 안택상
새벽 안택상 · 청록파의 뒤를 잇는다-서정시인 안택상
2024/10/03
라면예찬


                                                                    새벽 안택상


가스 렌즈 위 낡은 냄비 
몸 바쳐 행복할
토실토실한 라면 하나 

예견된 희생 기다리고 
보글보글 들썩들썩
물 익는 소리 

입 안 가득 군침 고이니
집 떠난 뽀얀 속살 
뜨겁고 뜨거운 탕 속 
몸살 나는 유영 

못난 녀석 단장시키려 
맛스프와 신 김치 
울긋불긋 화장하고 
목돈 들여 왕계란 풀어 
애교머리 올리니 
뽀송뽀송 감칠맛사랑
   
호호 불어가며 
볼 터질 듯 한입이면 
희생은 생명으로 
혈관 따라 하나 되니 
새록새록 피어나는 삶의 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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