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파티 대신에 장례식을 합니다 <생소한 소생>

한주원
한주원 · 생사문화 크리에이터
2024/04/02
"제가 결혼식 청첩장은 못 드려도 장례식 초대장 쯤은 뿌립니다!"

요즘 제가 제일 많이 하고 다니는 말이에요.
2024년 4월 6일 토요일은 제 서른 여덟 번째(나라가 줄여준 한 살...) 생일입니다. 생일을 맞이해서 파티를 할 건데요. 생일 파티 대신에 첫 번째 장례식을 합니다. 그렇게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노래를 하던 제가 정말 한 번 죽어 보려구요!
출처: 삶기획사

제 이전 얼룩소 글을 읽어 주셨던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십여 년째 조울증과 동거 중입니다. 잠재되어있던 우울증(별 게 다 잠재되어 있네요)이 친구의 죽음으로 터져버리고, 공황장애와 함께 저를 덮치더니, 조울증으로 진화를 하게 됩니다. 조울증 환자들은 우울증 환자보다 자살률이 더 높다고 해요. 조증 상태에서 울증의 상태로 돌아왔을 때의 차이를 견딜 수 없다든가, 울증 상태에서는 실행할 힘이 없었는데 조증 상태에서는 실행력이 생겨 자살로 이어진다든가 뭐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여튼, 저는 늘 죽고 싶은 저와 힘겹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괴롭히는 이 죽음이라는 놈이 너무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음지에 있던 제 안의 죽음을 양지로 꺼내어 덕질을 시작합니다. 죽음에 대한 콘텐츠만 계속 팠어요. 아이돌 덕질하듯, 죽음 덕질을 한 거죠, 말 그대로. 그렇게 나라가 인정한 합법적 덕질 = 국가공인 장례지도사가 되기에 이릅니다.

큰 수술을 하는 바람에 장례식장에서의 근무는 짧게 끝났지만 대학병원 장례식장이다 보니 오지게 바쁘거든요. 매일매일 수많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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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우울증, 조울증에 이어 최근 성인 ADHD 판정을 받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모먼트를 즐기고 있는 11년차 정신과 전문 환자. 나를 괴롭히는 자살사고의 실체를 알고자 '죽음 덕질'을 하다 장례지도사가 되어버린, 시트콤 & 다큐 인생의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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