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에 숨겨진 사이버펑크 코드

Guybrush
Guybrush 인증된 계정 · 웹소설 씁니다.
2023/03/24
<인셉션> 스틸컷 (출처: 무비인사이더)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셉션(2010)>이 좋다.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다리 위에서 차가 추락하면서 주인공 코브가 사이토의 림보에서부터 여러 인물들이 한 단계, 한 단계씩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극장에서 두 번인가, 세 번을 봤고, 블루레이 디스크까지 샀다. 그런데 최근 사이버펑크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다 보니 <인셉션>이 생각보다 사이버펑크의 영향을 짙게 받은 영화임을 알게 되었다.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 <매트릭스> 등의 작품으로 대표되는 사이버펑크는 80년대 SF 소설의 한 갈래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주로 그렸다. SF 영화지만 그냥 현대 시대가 배경이나 다름없는 <인셉션>은 이야기의 여러 중요한 설정을 사이버펑크에서 빌려왔다. 하지만 그런 티를 거의 내지 않으면서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영화라는 인상을 준다. <인셉션>의 어떤 부분이 사이버펑크 장르와 닮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1. 가상 공간의 존재: 꿈이란 곧 개인화된 매트릭스

전 항상 꿈에 매력을 느꼈어요. 꿈에 담긴 우리의 세계관은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꿈이란 형식으로 담아내는지. 구체적인 참고 자료를 들자면,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에 확실히 나와요.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컴퓨터에 구현해 놓고 그 안에서 영원히 살아요.

- <제임스 카메론의 SF 이야기> 중 크리스토퍼 놀란 인터뷰 중(137~138p)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사이버스페이스라 불리는 가상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매트릭스>는 현실과 초현실이 뒤섞인 가상공간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고, 매트릭스라는 가상 공간을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주제로 삼았다. <매트릭스>에선 말끔하고 세련된 가상 세계 매트릭스와 햇빛조차 들지 않고 모든 것이 파괴된 현실 세계가 대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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