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6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한참 주위 사람들과(대부분은 '크리에이터 클럽'이라는 소셜 모임에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인상깊었으며, 동시에 상처였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는 남자인데 왜 여자 이야기를 하냐. 너가 뭘 아냐.'
저는 지금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고, 많이 생각해보고 이야기하며 살고 있으며, 여성 인권 문제의 경우에도 당장 제 주위 사람들의 사례에서 감성적/이성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었기에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해 왔습니다. 해서, 사람 대 사람이라면 본인이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분명 간접적으로 느끼고 머리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저 말은 저를 꽤나 벙찌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젠더 문제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알...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한참 주위 사람들과(대부분은 '크리에이터 클럽'이라는 소셜 모임에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인상깊었으며, 동시에 상처였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는 남자인데 왜 여자 이야기를 하냐. 너가 뭘 아냐.'
저는 지금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고, 많이 생각해보고 이야기하며 살고 있으며, 여성 인권 문제의 경우에도 당장 제 주위 사람들의 사례에서 감성적/이성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었기에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해 왔습니다. 해서, 사람 대 사람이라면 본인이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분명 간접적으로 느끼고 머리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저 말은 저를 꽤나 벙찌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젠더 문제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알...
인공지능, 정치과정, 국제정치, 사회 시사 이슈 등 다루고 싶은 걸 다룹니다.
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구활동가(Activist Researcher)입니다.
연구, 협업 등 문의 tofujaekyung@gmail.com
공감의 문제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이렇게 쓰면서도 여자들이 남자들의 어려움에 그동안 공감을 안 해왔나? 라고 하면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오죽하면 여자가 공감능력이 더 높다는 이야기를 할까요. 그런 성별화된 공감이 쌓이고 쌓여서 그간 공감받지 못했던 문제를 페미니즘이 공감해주는 부분이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는 것 같구요.
단순히 '서로 공감하자'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남자가 먼저 여성에게 공감을 해줘봐라'라는 것도 선후관계로 단순화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고, 그럼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문제는 왜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는지, 남성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니 공감받기를 포기해버리는 쪽은 오히려 여성들 같아서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아직도 인터넷에서는 남편 기분좋게 하는 법이랍시고 남편의 힘듦에 공감해주라는 말은 많은데 여성 기분좋게 하는 법에는 외모칭찬하기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니...
공감의 문제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이렇게 쓰면서도 여자들이 남자들의 어려움에 그동안 공감을 안 해왔나? 라고 하면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오죽하면 여자가 공감능력이 더 높다는 이야기를 할까요. 그런 성별화된 공감이 쌓이고 쌓여서 그간 공감받지 못했던 문제를 페미니즘이 공감해주는 부분이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는 것 같구요.
단순히 '서로 공감하자'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남자가 먼저 여성에게 공감을 해줘봐라'라는 것도 선후관계로 단순화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고, 그럼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문제는 왜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는지, 남성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니 공감받기를 포기해버리는 쪽은 오히려 여성들 같아서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아직도 인터넷에서는 남편 기분좋게 하는 법이랍시고 남편의 힘듦에 공감해주라는 말은 많은데 여성 기분좋게 하는 법에는 외모칭찬하기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