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더니 아내가 페미였습니다(2)

바냐(장지현)
바냐(장지현) · 아이돌 연구자
2022/12/19
이성애 연애각본에 관하여
   
이성애 연애각본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단어의 조합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성애 연애관계에서 로맨틱하다고 가정된 상황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자주 재현되는 장면들 있지요? 소위 ‘벽 쾅’이라고 불리는 행동부터 한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 한 명이 거절했는데도 다른 한 명에게 스킨십을 하려고 달려드는 상황처럼 어떤 행동이 설레는 행동인지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성애 관계에 관한 전제들 말예요. 나아가 남성이 여성보다 키가 커야 한다거나 하는, 그런 무의식적이고 잠재적인 맥락들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이 연애각본은 모든 사람들에게 딱 들어맞을 수가 없습니다. 폭력을 일방의 타방에 대한, 타방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의지의 관철이라고 정의한다면, 더군다나 폭력적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 우리의 (연애)관계에는 많은 불협화음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각본 자체를 부수기보다 왜 우리(내) 커플은 이 각본에 들어맞지 않는지를 더 고민하게 되지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 그러니까 틀을 아예 깨어 버리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오늘은 해보려고요. 
   
이야기를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기로 마음먹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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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아이돌, 서브컬쳐, 젠더 문제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damseldero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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