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떤 피아노를 살까요? (2)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1/16
디지털 피아노도 종류가 많은데 무엇을 살까요?
피아노와 디지털 피아노 중 어떤 피아노를 사야 하는지 고민이신 분들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유치원생일 때부터 대형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여러 피아노를 쳐온 터라 피아노의 음색과 터치에 민감하다. 학원의 피아노는 관리 상태가 천차만별이었는데 그중에 내 맘에 드는 피아노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했다. 

꼬맹이가 바이엘 (상)의 10번 쯤을 칠 수 있게 되자 학원의 수많은 피아노가 다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 자개로 장식된 피아노도 있었는데 고색창연한 디자인이 눈에 띄어 쳐 보았지만 소리가 약해서 다른 아이들의 소리에 묻혀 버리니 그 피아노는 내게 기피 대상이었다. 6세 꼬마가 피아노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눈을 반짝이며 죄다 쳐보고 비교하는 기쁨은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 

건반을 누를 때의 깊이와 무게, 소리, 음색이 다 달랐고 그중에서도 내 소리가 돋보여서 잘 들리는 피아노를 찾는 여정은 아주 즐거웠는데 이런 시도를 아주 일찍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자라서는 학교와 교회에서 반주를 하면서 여러 피아노를 쳐볼 수 있었는데 최상급 피아노는 없었고 물 먹은 피아노, 갈라진 피아노, 방치된 피아노 등을 잘 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으로 어떤 피아노를 만나든지 겁먹지 않고 바로 적응하여 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집에서는 대우에서 생산한 업라이트 피아노로 연습하다 고등학생이 되어 영창 그랜드 피아노를 갖게 되었고 그 피아노를 평생 칠 수 있을 줄 알았다. 결혼을 하고 좁은 신혼 집에서 피아노가 방 하나를 당당하게 차지했지만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아이들 공부방을 주기 위해 오래 갖고 있던 그랜드 피아노를 처분했다. 
 
새 피아노는 당연히 업라이트 어쿠스틱으로 고민 중이었는데 드라마 음악을 작곡하는 선배님과 현역 피아니스트가 요즘 디지털 피아노 너무 잘 나온다고 본인이 구입한 모델명을 알려주셔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프로 음악가들이 추천한 대로 그동안 외면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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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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