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10/14
절약을 평생의 미덕으로, 신념으로 사신 분이 계셨다
바로 우리 시어머님이시다
나도 나름 절약하고 산다고는 생각하지만 시어머님 발뒤축도 따라가지 못한다
어머님은 평생 수돗물도 활짝 열고 쓰신 적이 없으셨다
시댁 가면 젤 불편한 게 설거지하는 거였다
집에서 처럼 흐르는 물에 헹굴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을 바가지 같은데 받아놓고 두번 정도 헹궈야만 했다
너무 찜찜하니까 결국 세제를 최대한 적게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며늘들도 다 그렇게 했다 시댁에서는.
한 해는 어머님이 김장을 해주시러 우리집엘 오셨다
절인 배추를 씻는데 어찌나 물을 아끼시는지 답답해서 내가 한 마디 했다 어머니 이 물은 지하수라 물값이 안 들어요
그러자 어머님은 마치 내가 그 말을 할 줄 알고 기다리셨다는 듯. 흘러가는 물도 아껴쓰면 용왕님이 돌본다고 그랬어! 하고 되받아 치셨다
나는 너무 놀랐다. 평소엔 말씀도 없으시고 느리게 말씀하시는 분이 미처 내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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