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물들, 아카이브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4/04
출처-픽사베이
    TV에 연예인들의 거실과 방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누군가의 집안이 비칠 때마다 그 집 거실에 책장이 있는지, 책장이 있다면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를 먼저 살피게 되는데, 그렇게 자주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거실에서 책장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오해일 수도 있다. 전자책이 일상화되었으니 책장을 따로 두지 않고, 모든 책들을 컴퓨터나 스마트폰 속에 담아두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다른 이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따로 가진 셈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색다른 아카이브를 가진 것이다. 

    인간을 읽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정체성을 읽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는지, 어떤 영화를 보는지, 어떤 곳을 여행하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다. 덧붙이자면 삶의 공간에 어떤 사물들이 놓여 있는 가로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열거한 그 모든 것이 바로 당신의 아카이브다.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행동을 통해서만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일어나...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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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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