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바르다의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6)

낭만의 역할 ·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2023/12/06


19살에 혼자 여성 영화제에 가서 이 영화를 봤다.19년도에는 수험생이던 시절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어 간 곳이 바로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어린 시절부터 홀로 이곳 저곳을 누비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 생애 처음으로 아녜스 바르다의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1976). 울 엄마 조차도 이제 말을 막 뗀 애기 시절에 나온 영화. 그때 당시 느끼기에는 이 영화가 너무 파격적이라 영화를 보다가 말고 극장을 나온 기억이 있다. 내 스스로 이 영화를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았다. 


4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세상의 아픔과 질서를 배운 나는 이 영화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 영화는 진짜 근사하다. 미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나는 두 여성의 우정과 삶을 그리는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를테면 루이자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 이 영화는 더 고차원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더욱 좋았다. 자신을 ‘날으는 양탄자’ 라 말하며 세상을 누비는 뽐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수잔에게 엽서를 보낸다. 나는 여기에서도 너를 생각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어, 결혼을 할 것 같아와 같은 이야기들. 반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 싱글맘이 된 수잔은 아이를 키우느라 한 곳에 정착해 자신의 삶을 묵묵히 꾸려가는 처지이지만 그럼에도 뽐므가 돌아오면 언제나 반겨주고 사랑해준다. 





사실 이렇게 두 여성을 중심으로 우정과 연대감을 다루는 작품에는 언제나 두 여성 간의 갈등 상황이 일어나는데, (이를테면 너와 나는 다르다, 우린 다른 인생이다와 같은 클리셰. 한 쪽이 남자를 만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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