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으로서의 경력. 스타 트렉 프랜차이즈 감상문

박희인
박희인 · Ludology
2023/08/12
2017년 작품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는 시즌 1의 큰 줄기를 클링온과의 전쟁으로 시작하면서 미지와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떠나는 ‘스타 트렉’스러움이 없다고 팬들에게 외면받았다. 비밀리에 발명한 포자 워프 엔진이 미래의 우주기술보다 오버테크놀로지처럼 묘사되었다는 점에 미운털이 쐐기처럼 박혀버렸지만, 어찌어찌 욕을 먹어가면서도 시즌 4까지 이어 나갔다. (시즌 1의 비판점은 사실 시즌 1에서 매듭지어졌고, 이후부턴 약간의 메리수 기질이 있는 주인공이 있을 뿐인 전통적인 ‘스타 트렉’ 모험극이 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디스커버리에 대한 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 덕분에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는 2020년 이후의 스타 트렉 프랜차이즈를 정력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전설적인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가 분한 ‘장 뤽 피카드’를 불러와 진 로덴베리스러움으로부터 170도 다른 어두운 첩보물 ‘피카드’를 제작하였고, 또다시 조타를 바꿔서 어른 시청자층을 저격한 코미디 애니메이션 ‘로워 덱스’를, 그리고 볼 사람 키를 낮춰 니켈로디언에도 방영할 정도로 제작한 아동용 애니메이션 ‘프로디지’를 각각 내놓았다. 물론 크리스토퍼 파이크 선장의 스핀오프 ‘스트레인지 뉴 월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익숙한 맛으로 간을 맞춰서 진 로덴베리스러움을 원하는 기존 팬을 달래고자 했고, 이미 포기해 버린 트레키들의 맘에 드는 것에 성공한 듯 보인다.

2020년 이후 여러 맛으로 제작된 스타 트렉 프랜차이즈이지만, 시리즈 공통으로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코드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꼽아보자면, 모든 시리즈는 등장인물의 궤적을 스타플릿에 봉사하는 한 노동자의 커리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물질 생성 기술로 인해 화폐가 필요 없을 정도로 풍요로워진 지구임에도 사람들은 각각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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