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지은 김훈, 그의 붓이 부르는 슬픈 노래-김민웅 교수(성공회대)-시민언론<민들레>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8/08
'칼의 노래' 지은 김훈, 그의 붓이 부르는 슬픈 노래-김민웅 교수(성공회대)
   
- 시민언론<민들레>
   
중앙일보에 실린 ‘내 새끼 지상주의의 파탄’이라는 김훈의 글은 교사들의 입장을 옹호하겠다고 쓴 칼럼으로 보인다. 그것도 ‘특별기고’라는 대접까지 받았다. 그런데 읽어 가다가 도중에 이게 뭐지? 하게 된다. 교사에 대한 갑질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조국을 난데없이 끌어들이고, 논지의 타당성이 전혀 정돈되지 못한 횡설수설이었다.
이런 수준이라면 중앙일보가 고료를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쓰지 말아야 했다. 자신없는 글을 쓴 셈이고. 부끄러운 매명(賣名)이 되었다. 김훈이라는 작가가 지닌 무게에 의문부호를 별로 달지 않는 한국사회인지라 이 칼럼을 사소하게 넘기기는 어렵다.
   
- 정작 파탄이 난 것은 김훈이 아닌가?
   
‘지 새끼만 끼고 돌기’가 교육 붕괴의 주범이라고 몰아세운 그의 눈에는 자본과 권력이 짜놓은 노예교육의 감옥은 보이지 않았고, 걸핏하면 경찰과 검찰을 사병(私兵)으로 동원해 폭력으로 정치를 하는 자들의 비열함도 보이지 않았다. “이 고통스러운 조문 행렬이 보여주는 탈정치, 무정치의 풍경은 정치의 부재, 정치의 실종을 느끼게 했다. 그토록 끓어 넘치는 정치는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그의 주장은 대체 누구를 겨냥한 것인가?
그의 글은 ‘내 새끼 지상주의의 파탄’이 아니라 김훈이라는 지식인의 ‘파탄’을 드러냈다. 부제로 붙인 ‘공교육이 죽고 그가 죽었다’가 아니라, ‘김훈의 문학이 죽고 그가 죽었다’이다. 그런데 그의 문학은 이렇게 되기 전에 과연 온전하기는 했던가? 혹 그의 문학은 애초부터 이미 죽은 지 오래인데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김훈이 쓴 중앙일보 칼럼은 그 연장선의 논지는 아니었을까?
   
- <칼의 노래>는 무엇을 노래했는가?
   
“적의 칼과 임금의 칼 사이에 저 바다는 아득히 넓었고 나는 몸둘 곳 없었다.” 왜적의 거침없는 공격을 막아야 하는 임무는 조정(朝廷)의 미망(迷妄)으로 흔들리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그는 쓰라리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315
팔로워 5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