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여고딩들이 이단에 빠진 가해자를 구원합니다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8/25
영화 <지옥 만세> 포스터 ⓒKAFA
https://youtu.be/rCPrLwGW7yQ?si=6q_O1CyqUlHNEUT4

이창동 감독의 <밀양> 속 신애(전도연)는 아들을 죽인 가해자 살인범의 면회를 갔다 절망한다. 그 살인자는 "하나님에게 눈물로 회개하고 용서받았고, 그러고 나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무척이나 온화한 얼굴을 한 채로 신애에게 하나님의 용서에 대해 동의를 구한 것이다.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용서를 할 수가 있어요."

신애는 정신 줄을 놓는다. 이제 막 종교에 귀의해 목표를 잃은 삶을 추스르려던 차였다. 그런 신애에게 살인자의 하나님의 용서 운운은 깊은 절망과 삶의 회의를 안겨 준다. 고 이창준 작가의 <벌레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 살인자의 '셀프 회개'는 '1980년 광주' 이후 한국 사회의 오래된 상처이자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와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권력자들만이 아니다. 그런 가해자들은 사회 도처에 널려 있다.

"누구 마음대로 구원을 찾고 지랄이야."

여기, 학교 폭력의 피해자와 방관자가 있다. 수안보에 사는 이들은 어찌저찌 의기투합, 둘의 삶을 망쳐버린 가해자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구원을 받았다고? 구원? 누가 누굴? 누구 맘대로?"라는 억울한 심정으로 향한 서울에서 가해자를 맞닥뜨린 곳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어느 교회. 가해자는 웬걸, 이 둘을 환하게 반기고는 포옹과 함께 이런 의외의 멘트를 날린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너네 나 벌주러 온 거지? 그거 나한텐 기적이고 축복이야."

<밀양>의 구조와 사이비 종교라는 소재
▲ 영화 <지옥만세> 관련 이미지. ⓒ 한국영화아카데미

<지옥만세> 속 '쏭남' 송나미(오우리)는 학교 폭력의 방관자이자 피해자였고, 따돌림의 동참자였다. 가해자 집단의 '여왕벌' 박채린(정이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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