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 인문학의 자립 가능성과 정부 지원의 현실화(2)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6/19
시민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가해 강연을 듣고 있는 시민들 출처-주간경향

자생적 시민 인문학 단체에 대한 지원 확대 및 실질화

정부는 시민 인문학 프로그램 관련 예산을 다변화하고 실질화 할 필요가 있다. 인문학 관련 예산의 실제 집행 과정에 숨어있는 매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요청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정규적 프로그램으로 안착된 몇몇 정부 및 지자체 주도 인문학 프로그램(’인문독서 아카데미’, ‘길위의 인문학’, ‘인문학 대중화 사업’, ‘도서관 인문학’,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명확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 관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처럼 보이나 실상은 ‘드러날 수 없는 수행자’들에 의해 기획되고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를 들면, 도서관 사서나 기관 직원이 ‘기획-공모-(선정)-운영-결과보고’ 해야 하는 대부분의 역할을 인문학사업 에이전시 혹은 지역의 일부 전문가들이 대행하고 있다. 콘텐츠 개발 및 네트워크 기능을 전문 인문학 단체에 의존하지만, 기획 및 운영(조율) 비용은 대부분 계상되지 않고 이 역할을 하는 단체와 개인은 사업의 주체로 노출되지도 않는다. 

그저 콘텐츠와 강사 개인으로 소모될 뿐이다. 이 사업들이 몇 년 사이 상설화된 정부표 대표적 인문학 사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사업들이 인문학적 가치를 존중하며 운용되는지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 시민 사회 공공 영역에서 시행되는 시민 인문학 프로그램의 구조와 설계 자체를 재점검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문제의 사례를 들자면 관에서 공모하는 인문학 사업의 예산은 대개 대학 혹은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부설기관 및 연구소로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문독서 아카데미’, ‘인문학 대중화 사업’의 세부 프로그램인 ‘인문도시’, ‘인문주간’ 등이 대표적이다, 대개의 인문학 단체들은 법인화 되어있지 않아 사업의 입찰 자격조차 없다. 간신...
강부원
강부원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172
팔로워 2.2K
팔로잉 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