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에게 묻다; 케빈 텐트 02 - 데일리스, 그리고 첫 샷

문성환
문성환 인증된 계정 · 영화/드라마 에디터
2023/07/11
<엠마뉴엘 5> 이야기를 좀 더 해주시겠어요?

로저 코먼 프로덕션이 내가 진짜 영화 일을 시작한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가 내가 에디터가 된 곳이고, 편집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아무튼, 그때 로저 코먼에겐 골칫거리인 영화가 하나 있었어요. 프랑스 배급사를 통해서 영화를 하나 샀죠. 그냥 미국에 개봉만 시킬 생각으로요. 그런데, 영화를 막상 보니 엉망이었던 거예요. 일종의 소프트 코어 영화였는데 영화가 너무 말이 안 되고 엉망이었던 거예요. 로저는 에디터를 고용해서 이 영화를 고칠 필요가 있겠단 생각을 했죠. 그 소식을 듣고 지원을 했고, 단편 몇 편 밖에 한 게 없었지만 로저는 날 고용했어요. 

<엠마뉴엘 5>를 재편집하러 간 첫날, 필름통 몇 개를 열어봤는데, 세상에, 아직까지 누구도 보지도 않았던 푸티지들은 물론 여러 씬들도 있는 거예요. 쭉 봤는데, 이 씬들이야 말로 영화가 말이 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씬들이었어요. 플롯이 말이 되게 해주는 것들이었죠. 뭐, 이 영화에 플롯이란 게 별로 없긴 했지만, 어쨌든요. (웃음)

그렇게 서너 개 정도의 신을 새로 넣었어요. 몇 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아무튼, 그렇게 하니까 영화가 말이 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고 나선, 영화 전체를 다시 살피면서 필요 없는 부분들을 잘라내기 시작했죠. 어느 정도 끝나고 나서 로저가 보더니 영화가 보기 더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그러고선 나를 그곳에서 일하게 해 주었어요. 그렇게 내 커리어가 시작된 거죠. 결과적으로 <엠마뉴엘 5>를 끝내진 않았어요. <악령의 외계인(Not of This Earth)>라는 영화 편집을 하게 되었고, 이게 내 공식적인 에디터로서 첫 장편 영화예요.

저도 얼마 전에 작은 장편을 재편집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미 편집해 놓은 영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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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편집합니다. 미국 드라마 <Roswell, New Mexico> <The Bold Type>, 한국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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