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24
조선의 금속활자는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궁금증이 생길지 모르겠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을 정도로 당시 인쇄기술은 대단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출판 주체가 국가였다면 책을 충분히 찍어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의문이 든다면 그것은 당시의 금속활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속활자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발명하고 사용했지만, 인류 문화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독일의 금속활자이다.”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한 말이다. 이 말에는 긍정과 함께 부정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독일의 금속활자는 지배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을 하층민도 누리게 만든 혁명의 진원지였다. 그러나 그보다 200년도 더 앞섰다는 금속활자본인 ≪고금상정예문≫의 제작과정을 보면 그 의미는 아주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고금상정예문≫은 고려 말 원나라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천도한 뒤에 찍어낸 책이다. 무슨 책이기에 도망을 가서까지 찍어야 했던 것일까. 이 책은 고려 인종 때 최윤의崔允儀를 비롯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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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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