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9
9수다루 · 없습니다...암것도
2024/12/01
눈이 내렸다. 밤새 내린 눈으로 세상이 하얘졌다. 여기는 그렇게 눈에 친숙한 동네는 아니다. 매번 겨울은 파릇파릇한 풀과 함께 였으나 올해는 달랐다. 무수히 많은 눈에 왠지 씁쓸한 앙상해져버린 가지는 더욱 쓴 맛을  준다. 이제 누구도 무엇도 찾지 않는 빈 거리에는 뽀득뽀득 눈 밟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다. 문을 여는 드르륵 소리만이 정적을 깬다. 긴 잠에 얼어붙은 입술이 떨어지며 내뿜어지는 긴 한숨. 파랗던 하늘을 가르며 길게 솟아오르다 흩어지고 만다. 
남자에게는 이제 선택만이 남았다. 긴 고민에 다이어리 가득 휘갈겨진 볼펜 자국. 글씨인지 낙서인지. 지난 인생 그 누구도 모르던 그것을 남자는 조용히 음미한다. 이제 남은 건 두 개다. 버티던가 끝내던가. 이 하나로 운명은 정해진다. 남자는 얕은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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