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영
윤신영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4/10/11
에디터 노트
소설가 한강이 10일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를 밝히며 그의 작품이 "역사의 상처를 직시하고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삶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언급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발표 직후 한강과 직접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당시 한 작가는 막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었고(그의 시에 곧잘 등장하던 아기일 것이다), 놀라움 속에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과 배경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다. 전문을 번역했다.





“너무 놀랍고 영광입니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 서울 자택에서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최초의 문학상 수상자가 된 소감과 함께 작가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그들의 모든 노력과 강점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했다.

또,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채식주의자'의 집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독자를 위해 가장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추천했다.


한강(HK): 여보세요.

제니 리덴(JR): 여보세요, 한강 씨 맞으시죠.

HK: 네.

JR: 안녕하세요, 제니 라덴이라고 합니다. 노벨상 위원회에서 전화했어요.

HK: 네. 반갑습니다.

JR: 저도 반갑습니다. 먼저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HK: 고마워요. 정말 감사합니다.

JR: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HK: 정말 놀랐고, 큰 영광입니다.

JR: 수상 소식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HK: 누군가 저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소식에 대해 이야기해 줬어요. 당연히 놀랐죠. 저는 막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에요. 한국은 저녁 8시가 막 지났거든요. 아주 평화로운 저녁이었죠. 정말 놀랐어요.

JR: 지금 서울 자택에 계신다고요.

HK: 네, 서울 집에 있습니다.

JR: 오늘은 무엇을 하셨나요?

HK: 오늘요? 오늘은 쉬는 날이었어요. 책을 좀 읽고 산책도 했어요. 저한테는 아주 편안한 하루였죠.

JR: 아들과 함께 있다고 하셨는데요. 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HK: 아들도 놀랐지만 이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냥 놀랐을 뿐이죠.

JR: 그렇군요. 노벨 문학상 수상은 어떤 의미인가요?

HK: 네, 영광이고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JR: 한국 최초의 문학상 수상자이시네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HK: 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기 때문에 한국어로 된 책과 번역된 책과 함께 자랐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할 수 있고, 매우 가깝게 느낍니다. 그래서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제 친구들,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JR: 문학적 배경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 된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HK: 저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작가가 하나의 집합체였습니다. 그들은 인생에서 의미를 찾고 있죠.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결단력 있는 그들의 모든 노력과 강점이 제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래서 영감을 준 몇 가지 이름을 고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어렵습니다.

JR: 스웨덴 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영감의 원천 중 하나라고 읽었는데요?

HK: 네. 어렸을 때 그녀의 책 '라이온하트 브라더스'를 좋아했어요. 그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제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 말할 수는 없죠. 라이온하트 브라더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나 삶과 죽음에 대한 저의 질문과 연관 지을 수 있었어요.

JR: 당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HK: 제 책 중에서요? 모든 작가가 자신의 가장 최근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에 쓴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입니다. 이 책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소년이 온다>는 이 책 <작별하지 않는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흰>은 저에게 매우 개인적인 책입니다. 자전적인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채식주의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작별하지 않는다>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JR: 전 세계 독자들에게는 아마도 <채식주의자>가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겁니다. 그 소설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HK: 3년 동안 이 소설을 썼는데, 그 3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저에게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3년 동안 주인공과 주변 인물, 나무와 햇빛의 이미지 등 모든 것이 너무 생생해서 그 이미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 같아요.

JR: 잠시만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번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축하할 계획이신가요?

HK: 전화 통화가 끝나면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할 생각입니다.

JR: 아주 좋네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HK: 고맙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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