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쉘> : 직장 내 성희롱의 폭로

2023/06/28
※스포일러 주의

밤쉘Bombshell은 '폭탄선언, 몹시 충격적인 소식' 또는 '금발 미녀'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 단어다. 이 영화는 이 중의적 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 '밤쉘'들이 나와 아주 충격적인 소식을 폭로하고 전달하기 때문. 특히 샤를리즈 테론은 '밤쉘'이라고 불리는 배우 중에서도 아주 상징적인 배우다. 제목의 의미와 상징이 이 영화를 더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영화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이야기다. 폭스뉴스의 창립 멤버인 로저 에일스 회장은 직장에서의 권력을 무기로 많은 여자 직원들에게 성희롱과 성폭력을 일삼아왔다. 로저 에일스는 여성 앵커의 다리를 드러내 시청률을 높인 걸로 유명하다. 여성 앵커의 가치를 다리에 둔 사람이었다. 커리어에 진심이었던 많은 여성들이 당했고, 참아야 했고, 견뎌야 했다. 하지만 그 중, 그레천 칼슨은 참지 않았다. 해고를 당하자마자 로저 에일스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소했고, 숨어있는 많은 피해자들이 양지로 나와 함께하기를 바랐다. 용감한 움직임이었다.

한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메긴 켈리는 트럼프가 농담으로 남발하는 성희롱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의 지지를 받아 TV쇼에서 트럼프와 설전을 벌였는데, 돌아온 건 보수적인 대중의 조롱과 비난이었다. 생리 기간이라 예민한 거라고 비웃었고, 집을 염탐하기까지 했다. 폭스뉴스도 정치적 이유로 메긴 켈리를 지지했던 거라 메긴이 받는 부당한 비난은 나 몰라라 한다. 메긴은 점점 여성 앵커로서 받는 부당한 조롱과 위협, 부여된 역할에 불편해졌다. 심지어 메긴도 과거에 로저 에일스에게 성희롱을 당했던 전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어를 위해 참았던 것이었다. 메긴은 그레천 칼슨의 고소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 고민한다. 간판 앵커라는 자신이 이룬 노력이 헛되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이뤄놓은 게 많아 조심스러워 했다. 로저 에일스가 자신의 경력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서 특히 더 그랬다. 하지만 사내에 피해자가 더, 그것도 아주 많이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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