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로페로부터 폼페이까지: 유럽의 두 얼굴

유럽이라는 말의 기원은 에우로페이며, 에우로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성 인물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왕인 제우스는 여러 여신들 및 인간 여성들을 만나고 관계하는 바람둥이처럼 나타난다. 어느 날 제우스는 공주인 에우로페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가 좋아하는 황소로 변신하여 그녀를 업고는 바다를 건너 크레타로 납치해 가고 관계를 맺는다. 제우스는 에우로페와의 사이에서 미노스 등 세 아들을 낳았다. 세 아들들 역시 신이나 왕으로서 역할한다. 그러나 에우로페는 여왕이 될 뿐, 매우 수동적으로 보여진다. 현대식의 용어로 표현하면 일종의 여성 납치 사건이다. 이러한 신화가 형성된 기원전 3000년- 2000년에 이미 남성이 여성을 납치하여 소유하는 남성지배 체제, 가부장제 사회의 흔적이 드러난다. 어찌 보면 서양 문명의 기원이자 바탕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들 특히 모든 신과 인간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 제우스 자신이 여러 여성들과 관계하는 성적으로 문란한 (심지어 자신의 누이까지 성폭행한다) 남성으로 묘사된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