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 넌 사형이야 과거(20. 07. 06) 조동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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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eyes · 소설, 영화, 드라마, 사회문제
2023/02/26
동석은 이번 배치(교도소 보안과 내 인사이동)가 영 탐탁지 않았다. 관례대로라면 큰 공장 근무를 하고 나면 관용부나 작은 공장으로 가는 게 룰인데, 징벌 사동이라니. 
   
그는 보안과장에게 따지러 갈까 싶다가도, 어차피 인사권은 보안과장 권한이고 따지러 가봐야 밉보이기만 할 뿐. 더욱이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하기라도 했다간 본전도 못 찾을 게 뻔하니, 혼자 씩씩거리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속도 모르고 몇몇 직원들은 장난삼아 툭툭 말을 던져댔다.
   
“아이고, 조 주임님. 역시 능력이 출중하시니까 힘든 곳만 불려 가시네요. 기성교도소는 조 주임님이 다 먹여 살립니다, 하하하.”
   
“하하하. 징벌 사동 놈들 이젠 다 죽었네! 하하하.”
   
“조 주임님이 지원하셨나요?”
.
.
.
.
   
자신들 일 아니라고 마구마구 뱉어내는 말들. 
   
차라리 아무 말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밉지는 않을 텐데. 
   
사람 좋은 얼굴로 인사말을 건네는 이들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그는 휴게실에 계속 그렇게 앉아 있다가는 욕이라도 할까 두려워 아침 점검도 참석하지 않고 이른 시간에 징벌 사동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무리 징벌 사동이라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원들과 부대끼는 것보다 근무지에 있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동석은 야간 근무자로부터 간단히 인수인계를 받고선 뒤로 확 젖혀진 의자에 지친 몸을 눕히며 두 발을 책상 위에 걸 터 올렸다. 그리고 징벌 사동 현황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총원이 28명.
   
여름철이라 그런지 인원이 제법 많았다. 고온 다습한 여름철이면 욕설이나 주먹다짐이 빈번해져 조사 수용이 늘어난 탓이다.
   
그는 현황판에서 이름과 조사 수용 사유를 훑어보았다.
   
처음 보는 이름도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 그가 데리고 있던 수용자이거나 이래저래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러다 동석의 눈에 한 이름이 눈에 박혔다.
   
유상오. 근래에 기성교도소 수용자 중 가장 핫한 수용자였다. 
   
기성교도소에 이입되어 동석의 작업장에 출역하여 작업거부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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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설가 지망생이고 영화, 드라마 팬입니다. 좋은 글로 세상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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